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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돌아가던 세탁기가 갑자기 거칠게 흔들리는 이유는?

일상속 과학/과학

by 스마트 1분 2020. 1. 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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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혹은 탈수기를 가만히 살펴보면 한가지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잘돌아가던 기계가 어느순간 갑자기 쿵쾅거리며 흔들리는데 때로는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부서지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죠. 그런데 처음부터 그렇게 흔들렸다면 원래 그런가 싶을텐데 특정 시점에서 그렇게 흔들리니 기계에 문제가 있나 싶습니다. 대체 왜 잘돌아가던 세탁기가 크게 흔들리는 것일까요?

<@giphy>

이 현상 역시 먼저 소개드렸던 '소라껍질에서 파도소리가 나는 이유'와 거의 유사하게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물체는 고유의 '진동'을 가지고 있죠. 여기서 고유 진동수는 한 쪽 끝이 벽에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가느다란 금속판이 있다고 가정하고 고정되어 있는 끝의 반대편을 손으로 눌렀다가 놓으면 금속판은 아래 위로 진동하게 되는 것으로 확인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진동수를 단위 시간당으로 계산한 것이 바로 물체의 고유 진동수가 됩니다.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함께 주제와 관련된 이론이 바로 물체의 '공명'입니다. 공명은 특정 진동수에서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때의 특정 진동수를 공명을 야기하는 진동수 즉, 공명 진동수라고 합니다. 여기서 공명은 학교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소리굽쇠' 실험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죠. 

 

 

<소리굽쇠 실험, @gifer>

같은 진동수를 갖는 두 개의 소리굽쇠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두 개중 하나만 울리면 소리굽쇠는 본연의 고유 진동수로 진동하기 시작하는데, 이 진동이 공기를 통해 전파되면서 같은 진동수를 같는 소리굽쇠를 진동시키며 소리가 나게 됩니다. 반면에 두 소리굽쇠의 진동수가 서로 다르면 상대편의 소리굽쇠는 거의 진동하지 않게 되고 소리도 같은 진동수의 소리굽쇠보다 덜 들리게 되죠.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물체의 고유 진동수가 같아지면 진폭이 커지고 더 큰 소리를 내게 되는데, 이는 물체가 자신의 고유한 진동수로 진동하는 파동에 의해 증폭되어 더 큰 진폭으로 진동하기 때문이죠. 즉 강제로 운동시킨 한 물체의 진동수가 다른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같아지면 이전보다 더 크게 흔들리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바로 '공명'입니다. 

 

 

▶세탁기 역시 고유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탁물을 넣고 고속으로 탈수시키면 세탁기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 이는 강제로 탈수시키고 있는 옷의 진동수와 세탁기 고유의 진동수가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나 탈수과정이 끝나가면서 세탁기의 회전 속도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때 세탁물의 진동수도 변화하게 됩니다. 그러다 특정 진동수에서 세탁기의 진동수와 같아지게 되는데 바로 이때 세탁기와 세탁물의 공명이 일어나면서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이제 의문은 해결되었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발생된 문제에 대한 제조업사들의 대책이 궁금합니다. 사실 이런 진동(공명)은 일정 한계를 넘어서면 큰 재앙을 부를 수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죠. 역사적으로 공명은 여러번 큰 사고에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발생된 테크노마트 건물 진동사고가 이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죠. 

 

2011년에 발생된 이 사고는 약 10여분간 강변역 본점 사무동에서 원인을 알 수가 없는 강한 흔들림이 발생하여 건물내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던 사고입니다. 대한건축학회와 테크노마트의 프라임 산업은 원인에 대해 조사를 하고 건물자체의 공진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죠. 

 

<좌: http://www.taegabm.com/, 우: 연합뉴스>

사고 당일 건물이 흔들리며 건물 상층부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대피했던 이 사고는 여러 조사를 거쳐 공진(공명)이 건물 흔들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가정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고 당일 동건물의 12층 피트니스 센터에서 사람들이 집단으로 발을 맞춰 태보 동작을 반복했는데 이때 발생한 진동수가 건물의 진동수와 같아지며 큰 진동을 야기할 수 있었다라고 가정한 것이죠. 그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주말에 실험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시연에 참여한 대한건축학회는 헬스장에서 사람들이 테크노마트 건물의 수직진동수 2.7Hz에 맞춰 발을 구르게 해 진동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누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진동이 바로 건물의 수직진동수인 2.7Hz로 헬스장에서 발을 구를 때만 생긴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즉 피트니스센터에서 태보 운동을 한 한무리의 사람들이 우연히 건물 전체의 고유 수직진동수와 맞아떨어지는 운동을 해 ‘공진(공명) 현상’을 일으켜 건물이 흔들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모닝와이드>

다행히도 큰 사고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공명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해보면 세탁기도 최악의 경우 공명으로 인해 크게 부서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조사측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책도 만들었죠. 실제로 제조사에서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제품 설계시에 공명을 야기하는 공진점을 찾는 것부터 설계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공명을 야기하는 공진점을 알고 있으면 그 공진점을 피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 수월하기 때문이죠.

<https://www.sciencedirect.com/>

 

 

우리가 흔히 쓰는 세탁기는 설계시부터 공진점을 찾은 상태에서 제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공진점에 도달하면 공명으로 인한 제품 손상이 야기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세탁기 측면에 새겨진 무늬입니다.

<한경신문, http://plus.hankyung.com/>

세탁기 철판 측면에 진동을 최소화하는 기술인 8각 무늬는 일반 세탁기보다 진동을 70%나 줄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 때문에 진동이 공진점과 달라 저진동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최근에 소개된 세탁기는 진동이 적고 공명으로 인한 파손위험도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 참고자료·논문자료·자문 등 도움

 

1) Control of magnetorheological dampers for vibration reduction in a washing machine

2) '1+1=1' 세탁기 진동 잡은 삼성의 '세 가지 비법'

3) Understanding of resonance essential for solving vibration problems

4) 제진대의 공진주파수

5) 국립 경상대학교: 정상파와 공명

6) 물체의 고유진동수

7) ‘태보’ 23명이 발 구르자 39층 건물이 흔들렸다… 테크노마트 진동 원인 규명

8) 테크노마트 공포의 600초… "건물 上下로 울렁울렁, 살다살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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