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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날개에 붙은 먼지는 왜 날아가지 않을까?

 

지독하게 더운 여름입니다. 집에서 에어컨을 키면 전기세 폭탄을 맞을까봐 함부로 켜지도 못하죠. 그래서 에어컨이 있어도 선풍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선풍기를 가동시키며 가만히 살펴보니 선풍기 날개에 자잘하게 껴 있는 검은 것들이 보입니다. 겨울내 창고에 있던 선풍기를 꺼냈을 때 닦았음에도 그새 또 검은 먼지가 들러 붙어 있는 것입니다. 그냥 두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다시 닦을려고 할 때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보통 선풍기를 키고 바람을 세게 하면 선풍기에 붙어있는 먼지가 바람에 날아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바로 그 의문입니다. 선풍기 바람이 약해서 일까 싶어 바람의 세기를 강풍으로 맞추고 선풍기를 돌려도 먼지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죠. 이상해서 알아 보았더니 이 현상은 정전기와 유체역학 원리 중 하나인 경계층 원리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먼지는 옷이나 빗 등과의 마찰에 의해 혹은 전자제품에 의해 정전기가 생겨 전하를 띄게 됩니다. 또한 대부분의 선풍기 날개는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플라스틱 소재이기 때문에 선풍기 날개도 전하를 띄게 됩니다. 따라서 전하를 띄고 있는 선풍기 날개에 먼지가 가까워 지게 되면 전기력에 의한 인력으로 인해 서로 달라 붙게 되는 것입니다. 보통 질량이 적은 먼지가 달라붙는 경향이 큽니다. 

▶정전기로 인해 먼지가 붙었지만 선풍기 날개가 움직여 바람을 일으키면 왠지 먼지가 달라 붙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혹은 달라 붙은 먼지도 날개가 움직이면 날아가야 될 것 같죠. 그러나 선풍기 날개가 움직여도 먼지가 여전히 들러붙고 떨어지지 않는 중요한 원인이 바로 경계층 원리에 있습니다. 

 

▶ 공기와 같은 모든 유체는 다른 물체와 마찰할 때 그 물체에 붙을려고 하는 점성을 나타냅니다. 자유롭게 흐르는 공기는 고체 표면을 흐를 때 이러한 점성을 보이는데 이렇게 점성을 보이면 유체의 속도는 감소하게 됩니다. 이 속도가 감소하는 층이 바로 '경계층 (Boundary Layer)라고 합니다. 

<Courtesy of NASA>

▶경계층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흐르는 속도를 프리 스트림속도(Free Stream)라 하는데 그림으로 확인을 해보면 물체 표면에서는 점성으로 인해 유체의 속도가 0 이었지만 물체에서 멀어질 수록 속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증가하는 속도가 일정하게 될 때 즉, 물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상태 바로 직전까지의 거리가 경계층인 것이죠. 

▶이제 이 경계층 이론을 선풍기에 대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지를 포함한 주변의 공기가 유체의 흐름으로 선풍기 근처에 오면 정전기의 인력으로 인해 표면에 달라 붙을려고 하는데 이 때 표면에 가까울 수록 유체의 점성이 강해져 속도가 점점 줄어들다 결국 선풍기 날개 표면에 들러붙게 됩니다. 점성의 영향이 큰 경계층안에 갇힌 먼지들은 이런 인력과 점성의 영향력 때문에 선풍기 날개가 강하게 움직여도 움직이지 않게 되고 계속 제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입니다. 

 

 

 

▶즉, 선풍기 날개와 먼지의 전하로 인해 발생된 인력으로 들러붙게 된 먼지는 경계층 원리에 의해 날개의 경계층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이로 인해 선풍기의 날개가 강풍으로 움직여도 먼지는 여전히 날개에 들러붙어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