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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타 없어진다는 인체발화 현상, 가능 혹은 불가능?

일상속 과학/과학

by 스마트 1분 2019. 12. 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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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t***님께서 인체발화 현상에 대해서 제보해주셨는데 그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몸이 불타올라 까만 흔적을 남기고 사라지는 인체발화현상은 초자연적 미스터리중 하나로 의외로 많은 기록을 가진 사건이죠. 영어로 ‘Spontaneous human combustion(SHC)’라고 하는 인체발화는 불이 시작되는 지점이 '피해자 몸의 내부'로 추정되는 현상이며, 신체외에 주변에 있는 가연성 사물들은 거의 태우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보통의 화재는 일단 발생하면 주변의 태울수 있는 모든 사물들은 태우는 반면 이 현상은 오직 신체에만 집중되어 있어 매우 괴이하게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대체 이런 괴이한 현상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요?

<@shutterstock>

▶이 현상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인체발화가 기록된 사건들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세계에 인체발화에 대한 기록은 1600년대 이후로 대략 200건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현상이 대중에게 소개되어지고 두려움을 일으키게 된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19세기 유명한 소설가였던 찰스 디킨스의 소설 '황폐한 집'이었죠. "황폐한 집(Bleak House)"의 한 인물은 아무런 외부요인이 없었음에도 불에 타 사망하는 것으로 그려졌고 이는 당시 대중들에게 꽤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찰스 디킨스가 실제로 발생한 30여 이상의 사례를 조사한 뒤 지필한 소설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불안감을 안겨주었죠. 그리고 이런 사례는 서양뿐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실증과 실용을 중시하는 학문인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인 정약용이 쓴 <흠흠신서(欽欽新書)>에는 1814년 12월, 나주 지역에서 인체 발화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산백과사전>

조선 순조8년 때(1808년) 12월경 일어난 사건으로 나주에 사는 김점룡이란 상인이 당시 높은 계급의 사대부의 한씨 성을 가진 부인과 불륜을 맺고 있었다고 합니다. 집안의 반대 등 여러가지 이유로 몰래 만나 밀회를 즐기던 이 둘은 마을 외곽에서 지금으로 따지면 여관같은 곳에서 밀회를 즐기러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 다음날 방안에는 서로 꼭안고 있는 상태로 타죽어 있는 김점룡과 한씨의 시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일은 관아에 알려졌고 이후에 검시관이 찾아왔지만 두 사람이 함께 불에 타서 모두 목숨을 잃은 까닭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조사후 남녀 모두 살아있는 상태에서 몸이 타서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문제는 몸에 불이 붙었으면 큰 고통때문에 비명을 지를텐데 당시 집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아무도 비명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죠. 더욱이 방에 있는 가연성 물건인 옷,이불 등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방바닥에도 그을음 같은 탄 흔적도 없었다는 점에서 발화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20세기에 들어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의 관심을 높인 인체 발화 사건은 1951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일명 '재의 여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 67세의 메리 리저는 당시 마지막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평소에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고 밝혔으며 죽기 전날까지 별 이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다음날 아침 7시 타다 만 발 한쪽과 잿더미로 발견되었죠. 

<@researchgate>

이 사건역시 의문투성이였는데 당시 그녀의 신체가 완전히 연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살던 아파트에는 화재 피해가 거의 없었으며 심지어 당시 사건을 조사하던 화재 전문가와 법의학자들도 방안의 옷이나 기타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물질이 전혀 타지 않았다는 사실에 당황했다고 합니다. 

이에 FBI는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타살에 대한 범죄 정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죠. 

 

▶이런 인체발화 사례를 조사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우선 이 현상은 불과 몇 분만에 인체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며 일반적인 물체의 연소와 달리 불쾌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앞서 언급되었듯이 뼈까지 연소시킬만큼 강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주변 물건의 훼손은 없다는 점 역시 이 현상의 특징이라 할 수 있죠. 

 

 


실제로 시신을 화장할 때도 소각로의 온도는 1,200℃ 에 이르지만 뼈는 전혀 타지 않아 이후 뼈는 따로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드는 절차를 거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체가 재로 변하는 최소의 온도로 2,00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데 실제로 이 정도의 온도가 인체안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학자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인체발화 현상을 과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아직까지 인체발화 현상의 원인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것이죠.

 

다만, 소수의 학자들이 이런 현상에 대해 논문 등을 통해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가설들을 밝혔죠. 그리고 그 가설들 중 하나가 '심지효과(wick theory)'입니다. 

 

심지란 우리가 흔히 보는 초에 불을 붙일 때 필요한 재료이죠. 초에 불을 붙이면 심지가 천천히 타오르면서 주위의 밀랍을 연료로 사용하는데 이를 인체발화 현상에 대입해서 설명을 한 것이 바로 심지효과입니다. 

연구원 DeHaan은 그의 조사에서 우리 몸에는 심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3가지 요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3요소는 뼈, 피부 그리고 우리 몸안에 축적되어 있는 지방이죠. 특히 지방이 인체발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 심지효과의 핵심인데 이는 동물성 지방은 불이 붙기 매우 좋은 연료원이기 때문입니다.  

<@slideshare, linkedin>

이 이론에 따르면 옷이 불에 타기 시작하면 인체 지방이 흘러나와 옷에 스며들면 옷은 천천히 타들어가기 시작하고 그 불이 뼈와 골수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까지 태워 결국 신체를 완전히 연소시킨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설명은 인체발화 현상과 몇가지 일치하지 않는 사실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BBC에서는 돼지 사체로 실험한 심지효과를 보면 사체가 연소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7시간 이상이었다고 밝혔지만 인체발화 현상은 단시간(수분에서 한시간 내외) 내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치하지 않죠. 더불어 그 정도 오랜기간 타올랐다면 주변에 가연성 제품들을 태워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설명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가설로는 뉴욕 로빈 비치 과학 연구소장인 로빈 비치 교수에 의해 주장된 정전기 효과입니다. 피부가 극히 건조한 사람들이 10만 분의 1 확률로 전신에 정전기가 치솟아 불타버린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인죠. 실제로 1700년대 이후 다른 어느 나라보다 영국에서 인체 발화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영국에는 이런 전류가 다른 곳보다 많이 흐르고 있어 신빙성을 더했다고 합니다. 인체의 전기장이 지구의 전기장과 만나 갑작스러운 높은 수준의 전기를 발생시켜 인체 발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gfycat>

이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보통의 정전기는 수천볼트의 전류를 발생시키며 이는 인체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지 않지만 10만명 중 1명 꼴로 피부가 유난히 건조한 사람들의 경우 무려 3만V의 정전압이 생성될 수도 있다고 밝혔죠. 즉 특정 사람들 중에는 독특한 신체적, 생리적 조건을 지닌 부류가 있어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수준의 정전기를 발생시킨다는 내용인데 실제로 그런 예도 있다고 해서 더 그럴듯 하게 들립니다. 

미국 브루클린에 위치한 민간과학수사연구소는 연구소 인근의 한 공장에서 원인미상의 화재를 조사하던 중 일부 공장 근로자들의 정전압이 무려 3만V가 측정됐고 이 후 이 근로자를 발화성 물질과의 접촉이 없는 부서로 배치하자 화재가 사라졌다며 이 근로자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런 정전기의 방전 형태로는 체내에서 불꽃이 솟아오르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역시 인체발화 현상을 설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체발화 현상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이 많고 원인에 대해 많은 주장이 있지만 여러모로 설명을 하는데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 현상이 확실히 입증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 참고자료·논문자료·자문 등 도움

 

1) 끌어안고 타 죽은 남녀… 정약용 “死因은 지나친 음욕이 부른 情炎의 불길”

2) Solving the mystery of spontaneous human combustion

3) "Combustion of animal fat and its implications for the consumption of human bodies in fires"

4) Wick effect

5) Debunking the Spontaneous Human Combustion Myth

6) 인체 자연 발화 현상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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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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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3 13:11
    이는 외계인의 레이저 총으로 피해자가 죽었다면 모든게 해석이 됩니다. 조선시대 외계인의 레이저 총을 어떤 경로로 구입한 남편의 응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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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9 13:00
    인체발화의 예가 과거에 국한된 것으로보아 인체발화가 아닌 사체유기 및 손괴로 판단하는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됩니다. 신기하게 저런현상은 CCTV가 있는 곳에서는 발생하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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